어떤 드라마인가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몇몇 학생에게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특별한 능력을 숨긴 채 조용히 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모들 역시 자신의 과거를 아이들에게조차 털어놓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초능력 액션을 내세우지만, 이 작품의 중심에는 자식을 지키려는 부모의 마음과 서로를 알아보는 아이들의 성장이 있습니다. 화려한 능력 대결보다 그 능력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사정을 오래 들여다보는 드라마입니다.
만든 사람들과 출연진
원작은 강풀 작가의 같은 이름 웹툰이고, 드라마 극본도 강풀 작가가 직접 썼습니다. '이웃사람', '26년' 등으로 알려진 작가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장르적 상상력을 섞는 데 능합니다. 연출은 '킹덤' 시즌2를 함께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맡았습니다. 부모 세대는 류승룡·한효주·조인성이 중심이 되고 차태현·류승범 등이 함께하며, 고등학생 세대는 고윤정·이정하·김도훈이 연기합니다. 두 세대의 배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특징입니다.
- 공개: 2023년 디즈니플러스, 20부작
- 원작·극본: 강풀 (같은 이름의 웹툰)
- 연출: 박인제
- 부모 세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 학생 세대: 고윤정, 이정하, 김도훈
초능력보다 사람 이야기
이 작품의 초능력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힘이라기보다, 숨겨야 하는 짐에 가깝습니다.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 평범한 일상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인물들은 늘 조심하고 참습니다. 그래서 능력을 쓰는 장면보다 쓰지 않으려 애쓰는 장면이 더 마음에 남기도 합니다. 하늘을 나는 아이가 몸이 떠오르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처럼, 능력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그려지는 장면을 눈여겨보세요. 초능력이라는 설정을 통해 남과 다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세대의 이야기
초반은 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춘 이야기처럼 흘러가다가, 어느 시점부터 부모 세대의 젊은 시절로 시간이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의 부모가 왜 그렇게 조심스럽게 살아가는지, 그 사연이 회차를 거듭하며 하나씩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조연처럼 보이던 어른들이 각자의 회차에서 주인공이 되는 구성이라,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깊이 정이 들게 됩니다. 부모의 이야기를 알고 나서 다시 아이들의 장면을 떠올리면 같은 대사가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회차마다 시선이 다른 인물로 옮겨 가니, 아래 지점을 의식하면 퍼즐이 맞춰지는 재미가 커집니다.
- 부모들이 일상에서 보이는 사소한 습관과 그 이유
- 아이들이 서로의 비밀을 알아차리는 순간의 표정
- 같은 사건을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다시 보여 주는 장면
- 능력을 쓰지 않으려 참는 장면에 담긴 감정
웹툰 원작이 드라마가 될 때
강풀 작가의 웹툰은 여러 인물의 사연을 촘촘하게 엮어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도 이 구조를 살려, 한 회가 한 인물의 단편처럼 느껴지다가 나중에 서로 맞물리는 방식으로 짜여 있습니다. 원작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장면이 영상으로 어떻게 옮겨졌는지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무 정보 없이 퍼즐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원작은 드라마를 다 본 뒤에 찾아 읽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보기 전에 알아둘 점
초능력 대결과 총격, 격투 장면이 많고 피가 튀는 잔혹한 묘사도 적지 않습니다. 초반의 밝은 학교 이야기만 보고 가벼운 청춘물로 생각하면 중반 이후의 수위에 놀랄 수 있습니다. 회차가 20회로 많고 과거 이야기가 중간에 길게 이어지므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흐름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금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인물이 많으니 가족 관계를 머릿속에 정리하며 보면 훨씬 따라가기 쉽습니다.
이런 시청자에게 권한다
초능력 장르를 좋아하지만 화려한 전투보다 인물의 사연에 더 마음이 가는 시청자에게 잘 맞습니다. 부모와 자식, 부부 사이의 이야기에 약한 사람이라면 특히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입니다. '킹덤'처럼 장르의 틀 안에 한국 사회의 풍경을 담은 작품을 좋아했다면 이 작품도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분량이 많은 편이니 한꺼번에 몰아 보기보다 며칠에 걸쳐 나눠 보며 인물들에게 천천히 정을 붙여 가는 방식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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